구석기 축제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염색하며 몇 장씩 모아두었던 스카프로는 아무래도 부족하지 싶어
쪽염 손수건과 따뜻한 느낌의 코치닐 염색을 더 했다.
쥐똥나무와 천근 염색 스카프를 다시 쪽이나 코치닐로 재염 하기도 하고
묶거나 비틀어 무늬를 넣기도 했다.
그야말로 폭풍 염색, 손발이 척척 맞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하루만에 하지 못할 많은 양이다.
마지막으로 손질하고 포장하는 작업만 남았다.
레이온 광폭 스카프. 코치닐 2회 염색. 명반 매염
쪽과 코치닐을 오가는 장난을 좀 해봤다.
이 두 색깔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조합이다.
있는 염액이고 노는 손이라 조물딱거리면서도
속으로는 헛고생하는 거 아닌가 했다.
코치닐 염액에 푸른색이 은근하게 번지면서 밝은 보라가 되었다.
나름...그럴듯 하다.
염색이 끝이면 얼마나 좋을까.
다림 과정에서 마지막 남아있던 진을 알뜰하게 빼놓는다.
'나름 그럴듯한' 면스카프는 회원들에게 한 장씩 돌아갔다.
예쁘네, 스카프! ^^
코치닐 스카프 한 장에 살짝 보풀이 일었다.
잘 됐다 하고 그걸 경품으로 내걸어 사다리 타기를 했다.
본인이 사다리를 그리고 본인이 당첨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생겼다.
주최측의 농간이라 박박 우길 수도 없는 게
내가 마지막으로 선 하나를 더 그려 넣었기 때문. ^^
한 장으로 두 장 겹쳐 맨 효과를 노리며 만들었다.
축제가 시작되면 두르고 나설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