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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Book소리

시가 필요한 시간

by 타박네 2015. 12. 9.

어제 저녁 상수 지하철역 부근 이리카페에서

시와 인문의 만남 '허연의 시가 필요한 시간'이란 강의를 듣고 왔다.

꿈, 방황, 환희,슬픔,분노,그리움이라는 각각의 이야기로

이미 여섯 번째 강의는 지나갔고

내가 간 날은 일곱 번째 고독이 주제다.

참석한 회원 한분이 두이노의 비가1(라이너 마리아 릴케),

문의 마을에서(고은),월하독작(이백)을  암송했다.

눈을 감고 들으니 시 속으로 녹아든다.

진심어린 시인의 감사 인사에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늘 시를 읽어줬다며

암송을 마침 회원이 수줍게 말씀하신다. 

아무렴 그렇지.

그 내공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졌겠는가.

한 시간 반 남짓 옛 시인들의 발자취와 

그들이 사랑했던 음악과 그림들에 관한 폭 넓은 강의를 들으며

내가 참 이런 시간들에 목말라 했구나 새삼 느꼈다.

시인의 입에서 에즈라 파운드,T.S 엘리어트,기형도를 시작으로

예이츠와 김소월이 흘러나오고

그것이 곧 시처럼 들리면서

이제는 잃었으나 한 시절 분명 내 안에 존재했던

아주 작은 꿈 한 조각이 떠오른다.

물론 시인이 되고팠던 꿈은 아니다.

그건 어쩌면 아름다운 언어들에 대한 동경이었을지 모르겠다.

한번씩 툭툭 나를 자극해 뭐라도 끌어내고 싶어하는

동화작가 친구 여운에게 감사한다.

만성 노인질환도 거뜬 낫는다더라면서

호시탐탐 어디 이름도 이상한 치료기관으로

나를 끌고 가려는 것만 빼면 좋은 친구다.

 

허연 시인.

저서로는 시인으로 산다는 것, 불온한 검은 피, 내가 시가 된다는 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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