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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나룻길

연강길,4월 10일

by 타박네 2022. 4. 11.

      옆 사람이 마시며 흘려보내는 향기로 커피는 대리만족 하고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영양제를 섭취한 덕분인지

      아니면 추운 계절 지나 마음까지 따스해진 봄 덕분인지

      얼마 전부터 공황발작 증세가 사라지면서 잠이 좀 편해졌다.

      무거운 짐을 지고 태산을 넘은 것마냥 피로하던 아침도 조금 변했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진짜 태산을 넘어도 될 것 같다.

 

      겨울 기모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나선 나를 보며

      카사장이 걱정스런 얼굴로 덥지 않느냐 물었다.

      거칠 것 없이 곧장 쏟아져 내리지만 그래봐야 봄날 오후의 햇살,

      마치 기분 좋을 정도였다.

      털장화는 벗었잖냐,예전 같으면 오월까지 털장화와 장갑은 필수였다,

      이정도면 회춘한 거다라는 말은 괜히 했다.

      이십 분도 채 걷지 않았는데 등에서 땀이 삐질삐질 난다.

      뻘뻘이거나 뚝뚝 흘리는 것보다 삐질삐질이 월씬 더 힘들다.

      그늘 없는 이 길, 한여름을 어찌할꼬...벌써부터 고민이다.           

 

 

 

        지난 아침 산책 때 캔 햇쑥으로 끓인 된장국과

       고갱님의 입맛을 배려해 만든 매콤어묵 김밥.

       올리브 오일에 고춧가루 물엿 맛술 간장 조금씩 넣고 살짝 끓인 다음

       잘게 썬 어묵을 넣고 꼬들해질 때까지 볶았다.

       문제는 우리 집 고춧가루가 순해서 강력한 어퍼컷 한방이 없다는 것.

       다음엔 청양 고춧가루를 조금 첨가하든가 고추 기름을 써봐야겠다.

       날은 덥고 땅 속 귀신이 발을 잡아다니는 것처럼 걸음이 무거운 계절이다.

       뭘 잔뜩 싸가지고 다니며 먹는 핑계라도 대면서 자꾸 쉬어야 한다.

       다음엔 얼음을 갖고 와 아이스 커피를 마셔야겠어요,하던 카사장이

       루이보스티나 보리차도 좋아요 라며 얼른 말을 바꾼다.

       아몬드 쉬폰케이크, 샌드위치,치즈 스콘 어쩌구 저쩌구 하는 말을 건성으로 들으며

       이런 날씨라면 콩국물이나 오이냉국에 말아 먹는 국수지, 속으로 결론 냈다.

       다음 주말, 초여름 날씨를 기대하며.

 

 

        민통선 안 산불.

       두 군데서 솟아 오른다.

       소방 헬리콥터가 출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마저도 어려운 구역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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