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포만화계의 거장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
기존의 전 3권을 한 권으로 묶은 무삭제 합본판.
'노약자나 임산부, 심장기능에 이상이 있으신 분들은 구독을 금합니다' 라는
빨간색 경고 글이 책 띠지에 적혀있다.
잔혹 지존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 보다 더한 괴물을 만났다.
피오나가 다른 책들과 함께 주문한 것으로
'엄청 징그럽고 무서운' 만화책이라고 미끼를 살짝 던진다.
올 여름용으로 사 두었던 추리소설 중
마지막 남은 한 권을 조금 지루하게 읽고 있던 차에
그 건 정 떨어진 님마냥 휙~ 집어던져 버리고 덥썩 붙들고 앉았다.
분명히 말하지만 공포를 넘어 혐오스럽기까지한 이런류의 이야기를 즐긴다 해서
내 정신세계가 분열 직전에 있거나 피폐한 건 절대 아니다.
인간의 상상력, 그 신비하고 위대한 능력에 매력과 감동을 얻는 것일 뿐.
한 마을에 나타난 소용돌이의 저주.
달팽이 껍질이나 용수철,돌돌 감긴 테잎,나선형 계단,
심지어 손가락에 있는 지문까지
뱅그르르 도는 문양이라면 모두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상상력.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끔찍해서 구토를 유발하는 그림들이 있음에도
작가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흔히들 하지 못하는,
보통의 사람들은 감히 흉내조차 내지 못하는 지존급 상상력의 힘 때문이다.
도무지 그 깊이을 알 수 없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집요하게 파고들어
마침내 공포로 무릎 꿇게 하는 '소용돌이'
이토 준지라면 이미 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고
특히 유럽에서 열광적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들었다.
악마를 보았다를 관람한 후 울냥반이 내뱉은 한마디는
" 이런 걸 돈 주고 와서 봐야하는 지......" 였다.
이 만화 역시 그러리란 생각이 든다.
열광 아니면 혐오.
선택은 개인의 취향대로~
(자신의 담력을 시험해 보고 싶은 분에게 대여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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