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탐사동아리 '들메오름' 회원들과 연천 '만가'에서.
회장님이 회원들 사진을 넣어 만든 이쁜 열쇠고리를 주셨다.
닭요리와 추어탕, 양푼 보리비빕밥이 주 메뉴인 식당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비빔밥 준비가 안되어 있단다.
일행들이야 추어탕을 먹으면 될테고,
난 밥이나 한 그릇 달라고 하자 풀만 먹는 내 식성을 잘 아는 쥔장,
안쓰러운 표정을 짓더니 열무김치와 두어 가지 나물,
강된장을 넣은 즉석 비빔밥을 만들어 주신다.
나만 세숫대야만한 양푼을 차고 앉은 민망함이란...
맛은 있었다.
부실하게 먹였다고 밥값은 안 받으신다.
지난 토요일 투구꽃 찍으러 갔다가 능이버섯과 싸리버섯을 조금 따 왔다.
싸리버섯은 워낙 독성이 강해
소금물에 데치더라도 3일 이상 물에 울궈 낸 후 먹어야 한다고.
종류도 많아 붉은싸리버섯이나 노랑싸리버섯은
절대 식용불가라 하니 의심 많은 나, 결국 몽땅 버리고 말았다.
약초 전문가의 말도 싸리버섯은 잘 먹어야 본전이란다.
야생버섯은 100% 확신이 드는 것 아니면
안 먹는 게 원칙이란 충고도 잊지 않으신다.
문제는 우리가 채취해 온 능이버섯인데...
참능이다 개능이다 의견이 분분해
온갖 정보를 찾아보고 전문가들에게 물어도 본 뒤
오늘에서야 참능이란 확신을 가지고 저녁식탁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싸리버섯
능이버섯을 소금물에 데쳤더니 거무스름해 진다.
큰 건 소가 철푸덕 똥을 싸 놓은 모양인데 이건 아직 어린 거다.
식욕을 불러 일으킬만한 생김새는 절대 아니다.
냉장고에 있던 느타리와 새송이버섯을 더 넣고 능이버섯 찌개를 만들었다.
두부 반 모, 호박, 양파, 대파를 보태고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육수를 부어 부글부글 끓였는데~
씹히는 그 느낌이 여느 버섯과 달라 확실히 쫄깃하고
한약을 달일 때 나는 것같은 향이 독특하다.
먹고나니 힘이 나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