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늦게 일어나고 오후에 시작해서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피오나가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겠다 결심을 하더니 실행에 옮긴 첫 날.
작심삼일이 될 지 석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독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예뻐서
남겨 뒀던 가루를 꺼내 쑥개떡을 만들어 주었다.
평소 떡보다는 피자를 국수보다는 파스타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다고 안 먹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내밀어 익숙하게 하자는 게
내 신조이다 보니 어느결에 쑥개떡과는 친해졌다.
불린 쌀과 데쳐놓은 쑥을 함께 빻아놓은 가루에
쑥가루를 조금 더 넣었다.
쑥가루는 생으로 말린 것과 살짝 데쳐 말린 것을
반반씩 섞어 곱게 가루낸 것.
가끔 밀가루반죽에 섞어
특별한 수제비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일처럼 보이면 절대 안해도 놀이처럼 보이면 달려드는 피오나.
좀 이쁘게 만들어 보라니까 개떡은 개떡다워야 한다며
터진 입이라고 냉콤 받아친다.
개떡답지 않게 아리따운 자태를 뽐내는 이건 내 엽렵한 솜씨!
한김이 나가야 반지르르 윤기가 돌면서 더 쫀득하다.
참 가루 좋아한다.
거피한 들깨가루, 비린내만 가실 정도로 아주 살짝 볶은 서리태콩가루,
산마가루,검정깨가루,쪄서 말린 율무가루, 청국장가루,
현미와 보리쌀 잡곡으로 만든 미숫가루.
어지간한 건 모두 섞어 선식을 만들면 되지만
곡물 각각의 특성이 다른지라 따로따로 갈아놓고
먹을 때마다 적당히 조합을 한다.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이 모든 가루들을 골고루 섞은 우유 한 잔과 쑥개떡.
피오나의 작심일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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