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초등학교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도예교실 문을 열었다.
11월 15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총 8회에 걸친 도자기만들기의 마지막 날인 오늘,
내가 인정하는 첫눈이 소담스레 내렸다.
눈밭에서 강아지들처럼 뛰노는 아이들
눈썰매 끄는 루돌프선생님!
간식으로 먹으라며 쑥송편을 만들어 오신 교장선생님 사모님.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 너머 들녘은 온통 하얀 눈세상.
동화를 사랑하는 모임 '동화향기'의 멤버들이 여기서 다시 뭉쳤다.
너희들이 있어 내 중년의 일상들이 행복한 기억들로 풍성해 졌다.
고맙다, 얘들아!
도예교실은 기초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수업을 했는데 여긴 기초반 풍경.
중급반에선 전기물레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미 두 차례 도예교실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나는 본래 중급반이다.
하지만 조물딱 주물떡거리며 흙장난 하는 게 좋아 자진해 유급했다.
이선생님의 손길이 한 번 닿으면 폐기처분해야 마땅한,거지발싸개같던 그릇이
한순간 명품으로 환골탈태한다.
우린 이걸 '승은' 입었다고 말한다.
도예가 송선생님과 학교 보람선생님,송반장.
꽃무늬를 찍고 화장토를 바르고, 그 화장토가 마르면 다시 벗겨내는 작업.
회를 거듭할수록 작품들 태가 난다.
마지막 작품은 상감무늬 화병과 휴대용 술병.
아침마다 집에 들려 날 실어나르느라 고생했다, 마음 넉넉한 친구야!
타박쉐프표 들깨수제비 시식권 열 장 쏜다.
언제든지 이용해라.
종강일인 오늘, 생일을 맞은 깜찍미니.
부끄럽다고 얼굴 가려도 넌 줄 다 알아. 축하해!
정말 고마운 분들!
오른쪽부터 도예선생님, 화진초등학교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 코디선생님 두 분.
이런저런 사정으로 처음 의욕만큼 많은 작품을 만들지는 못했다.
용도가 어중띤 사발 두 점, 머그컵 사이즈의 고추창단지 하나, 휴대용술병, 그리고
찬 없는 날 밥상에 올릴 물고기 한 마리.
이제 가마에 구워 나오기까지 두어 달 이상이 걸린다.
기다리는 일만 남은 셈이다.
아이들보다 더 말 안 듣는 어른학생들 가르치시느라 고생하신
두 분 선생님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내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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