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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기우제

by 타박네 2012. 6. 22.

 

하늘을 울리자면 어떤 이야기가 필요할까.

아비의 눈을 뜨게 하자고 겨우 공양미 삼백석에

꽃같은 청춘을 팔아넘긴 무모한 효녀 심청이나

밴댕이 소갈딱지 옥황상제의 눈에 미운털이 박혀

서로 그리워만 하다 칠월칠석 단 하루

눈물의 상봉을 한다는 견우직녀 이야기가 약발로 먹히는 세상도 아니다.

온 우주를 하늘님 홀로 관리 하자면 

태양계 한귀퉁이 겨자씨만하게 동동 떠 있는 지구별,

그 중 동경 127도 북위 37도 언저리 새색시마냥 다소곳하게 자리잡은 땅에

비 한 바가지 뿌려주는 것처럼 사소한 일 따위는 깜박할 수도 있다.

이해한다.

하지만 그 이해심의 한계는 딱 오늘까지만이다.

젖달라 보채는 어린 자식새끼 앞에 마른 가슴으로 앉은 어미의 심정이 이럴까.

목타는 사람들의 짧은 들숨 긴 날숨소리는 차라리 초혼가처럼 구슬프다.

봄철 대륙을 건너 오는 황사때보다 더한 흙먼지로

집안에서 텃밭 일궈도 되게 생겼다며 너스레 떨기도 미안한 요즘이다.

댓가 바라는 치성은 당최 거슬리고,

벼락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하늘을 향해 삿대질과 함께 육두문자 좀 날리고 들어왔다.

약발이 좀 먹힌 걸까.

지금 하늘빛은 아침 굶은 시엄니 얼굴처럼 부루퉁하다.

설마 마른 하늘에 날벼락만 치는 건 아니겠지?

오늘 억수같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어느 초로의 여인네 하나가 벼락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거나

머리에 꽃 달고 빗속에서 춤을 추는 광경을 보게 되거나...

그러더라도  비 좀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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