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단풍드는 연천 느티나무 가로수길
다람쥐 풀방구리 드나들듯 하는 연천농업기술센터 정문의 벚나무 단풍.
내가 기억하는 지난 십여년의 이곳 가을풍경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꼭 시집 가는 날 등창 난다더니
일조량을 생각하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마음이 동했을 때 해 보자 의기투합해
쪽과 감물 복합염을 하기로 잡은 날이 하필이면 그악스럽게 비 퍼붓는 오늘.
계획한 대로 착착 살아지는 인생 아닌 건 알지만
유독 내게만 자주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는 머피의 법칙이
어쩐지 억울해 얼굴 가득 먹장구름을 덮고 집을 나섰는데
으아! 곱구나.
정신줄 풀어헤친 광녀마냥 헤벌쭉 절로 입 벌어진다.
설악산 내장산 소요산 단풍이 와서 보고는 울고 가게 생겼다.
이래서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쪽과 감물 복합염의 방법과 특징을 설명 중이신 안계장님.
오랜만에 나타난 정여사와 눈인사 나누고.^^
따뜻한 물에 염색할 인견을 빨아 풀기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청도에서 주문한 감물에 넣었다.
불규칙한 무늬를 얻기 위해 적당히 주름을 잡아 창가쪽에 널어놓았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감물을 미리 주문한 바람에 더이상 미룰 수 없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문제는 발색.
내일이라도 당장 날이 개이고
적선한다고 가을 햇살이 찢어지도록 비춰주면 좋으련만.
아니면 미운 놈 생각하면서 이 카리스마 작렬 두 눈으로
공포의 레이저광선이라도 쏴야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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