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첫눈이라면 뽀득뽀득 밟으며 아주 오래 전
끝내 맺지 못한 인연 떠올려 눈물 한방울 찔끔 흘려볼 만큼은 쌓여 줘야지,
이건 뭐 자린고비가 거지 내쫓고 뿌린 소금도 아니고
마지못해 옜다, 던져준 눈가루 쬐꼼. 에게게!
이래저래 속 시끄럽고 그러저러해서 가뜩이나 빈 들이 더 서럽고
이차저차 애면글면 살아온 지난날조차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다 헛되도다 허망가 읊고 있고만
좋은 일 적선한다고 이 신산한 인생 포근히 덮을 수 있게
눈이라도 한바가지 푸지게 부어주면 누가 뭐라나.
좀 쪼잔하셨네요, 하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