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양파껍질 염색 손수건
이 역시 자리를 옮기기 전 함께 근무했던
남편의 직장 동료분들께 드릴 선물이다.
비록 손수건 한 장이지만
이 안에 담긴 애기똥풀의 고운 빛깔을 보면서
잠시나마 고단한 일상을 잊고
풀꽃들이 전하는 위로의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애기똥풀과 양파껍질을 한꺼번에 섞어 끓였다.
둘 다 노란색을 얻을 수 있는 염재다.
양파껍질에서는 차분하면서 고급스런 노란색을
애기똥풀에서는 봄병아리처럼 밝은 노란색을 얻을 수 있다.
무게를 달지 않아 정확한 비율은 잘 모르겠지만
대충 눈대중 해 보니 애기똥풀이 더 많다.
눈부신 노랑 예감.
연천 공설운동장만한 양원리 봉여사네 마당에서 판을 벌였다.
삼복 쌈싸먹을 더위 속에 장작불 지펴 염액을 끓였다.
가스레인지는 비교도 안 될 화력.
따끔따끔한 햇살까지 보태져 순식간에 끓어오른다.
마당 한켠에 자리잡은 수돗가.
물 콸콸 틀어 빨고 헹구고 좍좍 쏟아버리니
내 안의 묵은 찌꺼기까지 씻겨나가는 기분이 든다.
시원~~하다.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이라도 좋겠다.
볕 잘 들고 바람 잘 통하는 마당 있는 집이
단박 소원 일순위로 뛰어오른다.
다시 꿈틀대는 로또복권의 유혹.
철매염 1회
예상 대로 눈부시게 밝은 노랑색이 나왔다.
명반 매염 2회를 마친 면손수건, 실크스카프, 광목.
명반 매염 3회 인견
아궁이 불 때고 이웃집에서 상추 뜯어와 버섯쌈장에 점심과 간식 챙겨주고
그러고도 남은 아쉬움이 있는지
이구석 저구석 뒤져 조미김 한보따리,
들기름 두 병 말린 표고버섯에 오가피순 장아찌까지
비 맞은 중마냥 중중거리며 쓸어담는다.
이제 됐다 했건만 나름 자부심 넘치는 내 요리 실력을 개무시하고
후다닥 멸치볶음까지 한통 만들더니
그제서야 흡족해하며 주섬주섬 보따리를 싸는 봉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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