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바로 옆 점집, 절 근처 박수무당집.
믿으라는 것도 믿어야할 것도 믿고 싶은 것도 많은 세상.
산에 오르는 길은 많다.
앞서간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쉬엄쉬엄 오르기도 하고
암벽을 타거나 계곡을 따라 오르기도 한다.
오로지 정상에 서는 그 순간만을 고대하며 쉼없이 걷는 사람,
숲 속에 핀 꽃들과 산새들을 벗삼아 노니느라 잠시 오르는 걸 잊은 사람,
길을 잃고 헤매다 벼랑 앞에 선 사람,
새 길을 찾느라 덤불을 헤치며 나가는 사람...
길은 여러 갈래고 저마다 오르는 방법이 다를 뿐
우리는 모두 하나뿐인 정상에서 만날 것이므로
너의 길과 나의 길이 다르다 해서 잘못되거나 나쁘거나 틀린 것이 아니라는 믿음,
그 정상이 종교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든 삶의 종착역이든
그곳에서 마주하게 될 열린 하늘은 어머니 너른 치마폭처럼 자애로워서
내넘 자식 구분 않고 따스하게 품어 안아 주실거라는 믿음을
나는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