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탑 아래에서 출발,전곡읍 군남면 장진교까지.
왕림리 가마소
걷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등산화 밑창이 떨어졌다.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입가에 미소까지 지으며
간당간당 붙어 있는 나머지 한쪽 밑창까지 떼버리고는
신발 뚜껑만 걸친 채 현무암 조각들을 꾹꾹 밟으며 걸었다.
지압의 효과인지 등짝에서 땀이 찍찍 나고 얼굴이 벌개진다.
생짜배기 맨발은 아니니 구석기인 보다는 조금 진화된 인간 아니겠냐며
회원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덕담을 날려준다.
너무나 고마워 뒷통수에 짱돌을 투척하는
구석기식 인사로 답례를 하고 싶었지만 꾹꾹 참았다.
통현리 가마소
언제 봐도 신비로운 주상절리
전호
길가에 애기봄맞이가 지천이다.
지친 하늘j의 가방을 회원 한 분이 대신 메고 가신다.
다리 공사 중
목적지인 장진교
밑창 없는 신발로,사실상 거의 맨발로 차탄천에 가로놓인 여덟 군데의 돌다리를 건너고
비포장 자갈길과 현무암 바위들을 오르내리며 장장 9km가 넘는 길을 걸었다.
이러고도 발바닥에 물집이 안 잡힌다면 그건 내가 공중부양의 재주를 가졌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