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은 맞다.
19일, 오늘은 전곡 오일장 서는 날.
하지만 레스토랑 라르고는 쉬는 날.
꽃비 내리는 길을 달려 좋은 벗들이 찾아왔다.
큰 창과 꽃이 보이는 풍경을 떠올리자 곧바로 라르고!
담장 아래 비에 젖은 수선화 일별하고는
의심없이 다짜고짜 출입문부터 당겼다.
이런......일요일 정기휴일.
헛웃음으로 민망함을 감추려는데 슬그머니 안에서 문이 열린다.
봉다리 커피라도 좋으시다면......
사장님이 창가 자리를 권하신다.
따끈한 커피, 부드러운 음악 내어주시더니
느닷없이 들이닥친 불청객들 행여 불편할까
자리를 비켜주신다.
몸 속 구석구석까지 봉다리 커피와 음악과 빗소리와
진달래 개나리의 따스한 빛깔이 온전히 스며든 오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