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는가 싶게 새해 첫달이 가버렸습니다.
정말이지 살아보잘 것 없어요.
이런 속도라면 백세 인생도 하룻밤 안타까운 꿈과 다를 게 없겠지요.
화장대 옆에 걸어둔 달력을 이제사 한 장 넘겼습니다.
이월입니다.
홀로 걷는 달
삼나무에 꽃바람 부는 달
먹을 것이 없어 뼈를 갉작이는 달
오랫동안 메마른 달
나무들 헐벗고 풀들은 눈에 안 띄는 달이라고 인디언들은 부릅니다.
제게는 깊고 어두운 땅 밑에서 술렁대는
새싹들 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들리는 듯한 환청으로
동막골 언땅을 꼬챙이로 파보게 만드는 미친 달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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