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Book소리

출발은 순풍

by 타박네 2020. 2. 29.

           정원가의 열두 달은 마중물이었다.

            배를 움켜쥐고 클클거리며 카렐 차페크 이야기에 빠져

            고통과 희열의 하루를 보내고 난 뒤부터

            순풍에 배 띄운 듯 그야말로 글이 술술 잘도 읽힌다.

            언어의 온도,왼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바깥은 여름,

            나의 도플갱어를 만난 종이 시계까지.

            한 달 보름 정도 까먹고 들어갔어도 이런 추세면 목표에 깃발은 꽂을 수 있을 듯.

            정작 깃발 꽂고 나서는 또 아이고, 의미 없어라 할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 탈이 생겨 계획 하나를 더 세우게 됐다는 것.

            아, 정말 올해 계획은 허벌나게 세운다 정말.

            겨우내 바느질 하느라 운동량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무릎이 죽는 소리 할 줄은 몰랐다.

            며칠 전부터 뼈 아픈 역사가 깊은 오른쪽 무릎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그때 처럼 아프기 시작했다.

            동그란 파스 서너 개로 살살 달래보려 했으나 개무시로 답을 한다.

            차선이 병원, 최선은 운동.

            작업실 가기 전에 공원 산책으로 아침 운동하기!

            이건 백일이 아니라 무기한.

            넓적한 관절 파스 한 장 붙이고 무릎보호대까지 착용하니 뭔가 좀 비장해졌다.

 

'북Book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두 권  (0) 2020.03.21
차곡차곡  (0) 2020.03.03
계획이라는 거  (0) 2020.02.27
글 헤는 밤  (0) 2018.07.02
야곰야곰 책읽기  (0) 2017.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