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돌아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가족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칭찬을 하니 더 칭찬 받고 싶어 집 나가는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고 있다.
어린 시절 이런 칭찬 속에서 성장했더라면
잘 벼린 칼날같은 내 자존감도 조금은 달라졌을까.
사실 지금은 걷는 일 말고는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카메라나 사진 따위는 무작정 걷기의 무료함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일 뿐.
바느질을 좋아하는 나인지 꽃을 좋아하는 나인지
책을 좋아하는 나인지 사람을 좋아하는 나인지...
도통 모르겠다.
모르겠어서 걷기만 한다.
바느질 도구에는 먼지만 쌓여가고
주문해 쟁여둔 책은 책상 귀퉁이서 몇 달째 잠자고 있다.
오래도록 알던 사람들도 시간을 거슬러 초면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몸과 마음의 거리가 조금씩 멀어질수록
얇은 막이 한 겹씩 덧입혀져 진심은 읽기 힘들고
내 진심 역시 입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산산이 부서져 모래알처럼 서걱거린다.
기어이 내뱉은 말들은 대부분 거칠어 끝내 자책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러다 보니 불편함과 대상이 모호한 불쾌함만 쌓여간다.
많이 걸어야 할 것 같다.
걷다 보면 찾을 수 있겠지.
겨우 버티고 있는 내 안의 열정이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찬바람이 불기 전, 걷다가 지치기 전,무엇이든 꼭 하나, 하나만 찾았으면 좋겠다.
미친년 널 뛰듯 하는 것도 젊어 얘기지 이젠 기운딸려 하나 이상은 못 하겠다.
오늘도 걷는다.
너튜브 검색질에 걸려든 부추전이다.
이제껏 먹던 내 취향은 아니다.
부추,당근, 청양고추 제법 많이,건새우, 후추, 소금,부침가루와 튀김가루 반반.
먼저 맛을 본 지주님과
모든 면에서 그렇지만 맛에 관해서도 일관성 있는 카사장의 긍정적 평가.
길동무가 되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앵초 주변 대정리
향기로 기억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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